체중은 그대로인데 허리둘레가 늘고 배만 나오기 시작하면 식습관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자 대신 과일을 먹고, 장에 좋다는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도 일부러 챙기게 됩니다.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배, 밤, 팥, 곶감은 모두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각각 주의할 부분이 다릅니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내장지방이 줄어들까?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는 포만감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배변을 돕는 데 유리합니다.
채소와 콩류, 통곡물, 과일을 충분히 먹는 식습관은 전체적인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내장지방만 골라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살펴본 내장지방 관리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식사량과 활동량, 야식·음주·간식 습관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먹는 식이섬유 식품은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배, 시원하고 달지만 많이 먹으면 배가 더 빵빵할 수 있습니다
배는 수분이 많고 식이섬유도 들어 있어 간식으로 활용하기 좋은 과일입니다.
과일주스 대신 생과일 형태로 먹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배를 많이 먹은 뒤 오히려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했던 경험이 있다면 양을 한번 줄여보세요.
배에는 과당과 소르비톨 같은 발효성 탄수화물이 들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이 있거나 이런 성분에 민감한 사람은 많이 먹었을 때 복부팽만이나 가스, 묽은 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에 좋다고 큰 배 하나를 억지로 다 먹기보다 내가 먹었을 때 편한 양까지만 먹는 것이 좋습니다.
밤, 견과류처럼 계속 집어먹으면 생각보다 양이 많아집니다
군밤은 고소해서 한두 개로 끝내기 어려운 음식입니다.
또 밤이라는 이름 때문에 아몬드나 호두 같은 견과류와 비슷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밤은 일반적인 견과류보다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식품입니다.
그래서 밥을 충분히 먹고 난 뒤 군밤 한 봉지를 간식으로 계속 먹는다면 하루 전체 탄수화물과 열량이 생각보다 많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내장지방이나 체중을 관리하고 있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큰 봉지를 옆에 두고 계속 먹기보다 처음부터 먹을 만큼만 덜어놓는 방법이 좋습니다.
팥은 좋은데 ‘단팥’은 조금 다릅니다
팥은 식이섬유와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콩류입니다.
팥밥이나 삶은 팥처럼 가공이 적은 형태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다만 콩류를 평소 거의 먹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이 먹으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할 수 있습니다.
장내 세균이 콩에 들어 있는 일부 탄수화물을 발효하면서 가스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먹기보다 조금씩 늘려보세요.
그리고 여기서 꼭 구분할 것이 있습니다.
팥과 단팥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팥빵이나 단팥죽, 팥빙수처럼 설탕이나 시럽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팥의 장점과 별개로 당 섭취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내장지방을 관리하려고 팥을 챙기면서 실제로는 달콤한 팥 디저트를 자주 먹고 있다면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곶감, 식이섬유는 많지만 생감과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곶감은 감에서 수분을 빼 말린 음식입니다.
수분이 줄어들면서 맛은 훨씬 달아지고 한 개의 크기도 작아집니다.
그래서 생과일처럼 생각하고 두 개, 세 개씩 계속 먹기 쉽습니다.
하지만 말린 과일은 수분이 빠진 만큼 당과 열량도 상대적으로 농축돼 있습니다.
혈당이나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양을 생각하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곶감 두세 개를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과 생과일을 천천히 먹는 것은 포만감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곶감 많이 먹으면 정말 변비가 생길까?
곶감이나 감을 먹으면 변비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감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탄닌은 장의 분비와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양의 감 섭취가 불편함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곶감을 먹으면 누구나 변비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변이 단단하고 화장실 가기가 힘든 사람이 곶감을 여러 개씩 먹으면서 수분 섭취까지 부족하다면 양을 줄여보는 것이 좋습니다.
맛있다고 한 번에 여러 개를 먹기보다 한두 개 정도를 간식처럼 천천히 즐기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먹었더니 배가 더 나왔다면?
내장지방이 걱정돼 갑자기 과일과 콩, 채소를 많이 먹었는데 오히려 배가 빵빵해졌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며칠 사이 내장지방이 갑자기 늘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보다 식이섬유 섭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장내 가스가 증가해 복부팽만이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원래 채소와 콩을 거의 먹지 않았다면 천천히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물도 함께 충분히 마셔주세요.
좋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식이섬유 섭취량을 두세 배로 늘릴 필요는 없습니다.
내장지방 관리가 목적이라면 먹는 형태부터 바꿔보세요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배는 주스 대신 생과일로 먹고, 팥은 달콤한 팥소보다 삶은 팥이나 팥밥으로 활용해보세요.
밤과 곶감처럼 손이 계속 가는 음식은 봉지째 두기보다 먹을 양을 미리 덜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특정 음식 하나를 많이 먹기보다 채소, 통곡물, 콩, 과일을 여러 식사에 나눠 먹어보세요.
건강한 음식도 결국 양이 중요합니다
배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있지만 많이 먹으면 일부 사람에게 복부팽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밤은 건강한 식품이지만 탄수화물이 많아 계속 집어먹으면 섭취량이 크게 늘 수 있습니다.
팥은 좋은 콩류지만 갑자기 많이 먹으면 가스가 찰 수 있고, 단팥으로 먹으면 당 섭취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곶감도 식이섬유가 풍부하지만 말리는 과정에서 당과 열량이 농축되고, 변비가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양을 먹었을 때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이 과식을 괜찮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배만 나오고 허리둘레가 늘고 있다면 특별한 식품을 더 찾아 먹기보다 지금 먹고 있는 간식의 양부터 한번 살펴보세요.
내장지방 관리에는 ‘무엇을 더 먹을까’보다 좋은 음식도 적당량 먹고, 야식과 과식을 줄이고, 꾸준히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