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두통도 거의 없던 사람이 갑자기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편두통인가 싶어 진통제를 찾지만, 통증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집니다.
이런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은 평소 두통처럼 집에서 기다려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수초에서 1분 정도 사이에 통증이 최고조에 이른다면 뇌혈관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뇌동맥류는 왜 평소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울까요?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입니다.
문제는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유로 뇌 MRI나 MRA를 촬영하다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증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반대로 뇌동맥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터진다는 뜻도 아닙니다.
발견된 이후에는 크기와 위치, 모양,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종합해 치료할지 지켜볼지를 결정합니다.
눈꺼풀이 갑자기 처지거나 두 개로 보인다면?
미파열 뇌동맥류 대부분은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주변 신경을 누르면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한쪽 눈꺼풀이 갑자기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한쪽 동공이 눈에 띄게 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있다고 모두 뇌동맥류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눈꺼풀 처짐이나 복시 같은 신경학적 증상은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특히 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지켜보기보다 바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벼락처럼’ 갑자기 시작되는 두통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평소 경험하던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전혀 다른 강도의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를 흔히 벼락두통이라고 표현합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지주막하출혈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나 메스꺼움, 목이 뻣뻣해지는 느낌, 눈부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실신할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경험한 적 없는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이라면 진통제를 먹고 잠들어보는 방식으로 기다리지 마세요.
응급실에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무 증상이 없을 때는 누가 검사해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안하다고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뇌 MRA를 촬영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부모·형제자매·자녀 같은 직계가족 가운데 2명 이상이 뇌동맥류나 동맥류성 지주막하출혈을 겪은 경우 선별검사를 적극 고려합니다.
다낭성콩팥병이나 일부 유전성 결합조직질환처럼 뇌동맥류 위험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사람도 의료진과 검사 필요성을 상의할 수 있습니다.
가족 한 명에게 뇌동맥류가 있다고 무조건 같은 검사를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개인의 나이와 혈압, 흡연 여부, 가족력 등을 함께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팔이나 다리에 동맥류가 있다면 뇌혈관도 한번 확인해야 할까?
이번 주제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국내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다른 부위 혈관에 동맥류가 있는 사람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1,017명 가운데 261명에서 뇌동맥류가 함께 진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몸의 다른 혈관에서 이미 동맥류가 확인됐다면 뇌혈관도 같은 위험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결과만으로 모든 사람이 뇌 MRA를 받아야 한다고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대동맥이나 팔·다리 혈관에서 동맥류를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담당 의료진에게 뇌동맥류 선별검사가 필요한 상황인지 한번 상담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뇌동맥류를 발견하면 바로 수술해야 하나요?
건강검진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바로 터질 것처럼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파열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모두 수술이나 시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맥류의 크기뿐 아니라 위치와 모양,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지, 나이와 기존 질환 등을 함께 평가합니다.
치료 자체에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었을 때의 파열 위험과 치료했을 때의 위험을 비교해서 결정합니다.
그래서 작은 동맥류는 일정한 간격으로 영상검사를 하면서 변화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압이 높다면 그냥 두지 마세요
뇌동맥류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고혈압과 흡연이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혈관에 오랫동안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압이 높아도혈압이 높아도 아무 증상이 없다면? 고혈압이 혈관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이유 몸이 멀쩡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혈관에 생기는 변화를 알아두면 왜 혈압 관리가 중요한지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세요.
평소 혈압을 잘 재지 않았다면 건강검진 때만 확인하지 말고 자신의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규칙적인 걷기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 체중 관리, 짠 음식 줄이기 같은 생활습관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담배를 피운다면 금연이 중요한 이유
흡연은 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뇌동맥류의 발생과 파열 위험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뇌동맥류를 진단받았거나 가족력 때문에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금연의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전자담배로 바꾸는 것만으로 혈관 위험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금연이 어렵다면 혼자 의지만으로 버티기보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의료기관의 도움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모두 뇌 MRA를 찍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고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긴장성 두통, 편두통처럼 훨씬 흔한 원인도 많습니다.
평소 경험하던 두통이 비슷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뇌동맥류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두통이 갑자기 최고 강도로 시작됐거나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까지 생겼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검사를 받을지 결정할 때는 두통의 강도 하나보다 얼마나 갑작스럽게 시작됐는지와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응급실로 가세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예약을 잡아 며칠 기다릴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두통이 수초에서 1분 사이에 최고조에 이르고, 구토나 목의 심한 뻣뻣함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의식을 잃거나 심하게 졸리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작스러운 복시나 눈꺼풀 처짐 같은 신경학적 변화와 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살면서 이런 두통은 처음’이라고 느껴질 정도라면 혼자 운전해 병원에 가기보다 119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뇌동맥류는 ‘모두 검사’보다 ‘누가 검사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뇌동맥류는 터지기 전까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불안하다고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뇌혈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신 자신의 가족력과 기존 혈관질환, 유전질환, 혈압과 흡연 여부를 살펴보세요.
이미 다른 부위의 동맥류를 진단받았다면 뇌혈관 검사 필요성을 의료진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평소와 전혀 다른 형태로 갑자기 시작되는 극심한 두통입니다.
일반적인 두통과 위험한 두통을 스스로 완벽하게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와 확연히 다른 신호가 나타났다면 참으면서 판단하기보다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