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검은 머리 사이에서 반짝이는 흰머리 한 가닥을 발견합니다.
한두 가닥일 때는 그냥 새치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하면 조금 신경이 쓰입니다.
“아직 흰머리 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흰머리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노화와 유전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갑자기 많아졌거나 다른 몸의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생활습관이나 건강 상태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왜 하얗게 변할까요?
머리카락 색은 모낭에서 만들어지는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면 새로 자라는 머리카락에 색이 줄어들면서 회색이나 흰색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흰머리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시기는 사람마다 꽤 다릅니다.
부모님도 흰머리가 빨리 났다면?
흰머리가 생기는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가 유전입니다.
부모가 비교적 젊을 때부터 흰머리가 많았다면 자녀에게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20~30대부터 흰머리가 조금씩 생겼고 가족 중에도 비슷한 사람이 많다면 반드시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흰머리 몇 가닥만 보고 영양제를 여러 종류 먹기 시작할 필요도 없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정말 흰머리가 생길 수 있을까?
“요즘 스트레스 받아서 흰머리가 늘었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단순한 속설만은 아닙니다.
스트레스 반응이 머리카락 색소를 만드는 세포와 관련된 모낭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은 다음 날 검은 머리 전체가 갑자기 하얗게 변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야근과 수면 부족, 심한 스트레스가 이어진 시기에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면 생활 리듬도 함께 살펴볼 이유는 있습니다.

비타민 B12가 부족해도 흰머리가 생길까?
조기 흰머리를 조사한 여러 연구에서는 비타민 B12 부족과의 연관성이 보고돼 있습니다.
철 저장 상태를 보여주는 페리틴이나 일부 미네랄, 다른 영양소와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다만 흰머리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고기·생선·달걀 같은 동물성 식품을 거의 먹지 않거나 식사가 지나치게 제한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식사 구성을 한번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철분이나 구리 같은 영양제를 고용량으로 먹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흰머리와 함께 유독 피곤하다면?
흰머리가 갑자기 늘면서 이전과 다른 피로감이나 추위를 심하게 타는 느낌, 체중 변화가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 문제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갑상선질환과 조기 백발 사이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돼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흰머리가 갑상선질환을 진단하는 증상이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날 때 검사를 고려할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피부색까지 하얗게 변하는 곳이 있다면?
머리카락뿐 아니라 두피나 얼굴, 손처럼 피부 일부의 색이 뚜렷하게 빠지는 변화가 함께 있다면 피부과에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백반증처럼 색소세포에 영향을 주는 상태에서는 해당 부위의 털도 희게 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쪽 부위에서 머리카락이나 눈썹이 부분적으로 하얗게 변하면서 피부색까지 달라진다면 일반적인 새치와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담배도 흰머리와 관계가 있을까요?
흡연과 조기 흰머리의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여러 물질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면서 모낭의 색소세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흰머리를 막기 위해서만 금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 중이라면 머리카락보다 훨씬 많은 건강상의 이유로 줄이고 끊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하얗게 된 머리는 다시 검어질 수 있을까?
이 부분을 가장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노화나 유전으로 색소를 만드는 기능이 사라진 모낭에서 이미 자라난 흰머리를 다시 검게 만드는 확실한 치료법은 현재 없습니다.
다만 비타민 결핍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처럼 교정할 수 있는 원인이 실제로 존재하는 경우, 원인을 치료하면서 색소 변화가 일부 회복된 사례는 보고돼 있습니다.
그래서 흰머리가 있다고 무조건 영양제를 먹는 것이 아니라 실제 원인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흰머리가 늘었다면 생활에서는 이렇게 해보세요
갑자기 특별한 검은콩이나 건강식품을 많이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단백질과 채소, 곡류를 포함해 식사를 골고루 하고 지나치게 제한적인 다이어트를 피하세요.
수면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 잠자는 시간을 확보하고 생활 리듬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흡연하고 있다면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흰머리를 없애겠다고 검증되지 않은 영양제나 고용량 미네랄을 여러 종류 복용하는 것은 피하세요.
이런 경우라면 한번 검사해보세요
부모님도 흰머리가 빨리 났고 자신도 서서히 늘어난 정도라면 유전적인 영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거의 없었는데 비교적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빠르게 늘었다면 한번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심한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 손발 저림, 탈모, 피부색 변화 같은 증상이 함께 있다면 피부과나 내과·가정의학과에서 상담해보세요.
상황에 따라 혈액검사로 빈혈이나 비타민 B12 상태, 갑상선 기능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흰머리는 ‘병이 생겼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흰머리를 발견했다고 건강 이상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이고, 유전적인 영향도 큽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많아졌다면 흰머리만 보지 말고 최근의 식사, 수면, 스트레스와 함께 나타나는 몸의 변화까지 한번 돌아보세요.
그냥 새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흰머리가 우리가 미처 신경 쓰지 않았던 생활습관이나 건강 상태를 확인하게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